soliloquies and monologues

2022. 8. 10. 10:25

요 사흘새 왜 이렇게 폭풍 업로드? 왜냐하면 격리 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나는 결국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_ㅠ

 

유진에서 포틀랜드는 한시간 거리? ㅋ 차 없이 버스 타고 가면 1시간 50분 걸림. 심지어 버스랑 기차가 자주 있는 게 아니라서 시간을 잘 맞춰야한다. 서울에 살다가 시골에 오니까 배차 때문에 버스나 기차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탈 수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적잖게 충격 받았음. 

미국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웅, 차 자주 렌트해서 다녀야징 했는데, 렌트 값도 은근히 비싸... 혼자 렌트해서 갈 바엔 그냥 버스 타고 가는 게 나았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한참동안 운전을 안하다가 미국에서 남의 차 운전해서 고속도로 탄다? 쫄보라서 못하겠음 (그리고 그때 그 접촉사고 트라우마 아직 극복 못함). 

 

나는 서울에서 광화문 동네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건 내가 중학생일 때부터 그랬다. 교보문고도 있고 (요새 여기저기 많이 생겼는데, 심지어 우리집 앞에도 있는데, 그래도 광화문 교보가 제일 근본이지),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정장 입은 사람들이 많이 걸어다니는 그런 도회적인 분위기를 너무 좋아한다. 지금도 그렇지. 그래서 좋아하고 자주 간다. 포틀랜드도 나한테는 서울의 광화문 같은 느낌였는데,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자주 가지를 못했음. 심지어 포틀랜드는 힙한 걸로도 유명하잖아? 여튼 유진에서 가장 가까운 큰 도시인데도 한달에 한번은 무슨, 일 때문에 두세번 가고, 스치듯 한번, 각 잡고 놀러간 건 한번인가 밖에 없어서 한국 가기 전에 한번 더 가보고 싶었다.

 

한번 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각이 안나옴... 언제 가지 하다가 충동적으로 새벽에 버스 예매하고 숙소 예매함. 

 

학교 끝에 고속버스(?) 정류장이 있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바로 왼편이 이번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했던 헤이워드 필드. 

 

구름 좀 보세요

 

그 전날에도 비가 왔구, 유진에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날씨가 흐려서 비가 오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점점 갰다. 숙소로 가는 길. 

 

숙소는 HI hostel. 

호텔은 모르겠지만 도미토리 호스텔은 얼리 체크인을 무지 잘해줌. 그리고 하이 호스텔은 미국 전역에 있는 비영리(? 뭐 아마 맞을 걸?) 호스텔 체인인데, 룰이 느슨하고 편하고 위치가 좋은 편이고 값이 싸서 자주 애용했다. 예전 미국 여행 때 보스턴, DC에서도 갔었고, 저번 샌프란에서도 여기에서 잠. 

 

포틀랜드 별명 Rose City

 

아직도 건물 많이 짓고 있는 중. 저렇게 상반되는 두 분위기가 한 곳에 공존하는데 어떻게 이 도시를 안좋아할 수가 있어. 

 

동영상 캡쳐라서 화질구지 

사실 이번 여행 갔을 때 저 트램(max light rail)을 꼭 타보고 싶었는데 걷느라 잘 못탐 ㅋㅋㅋ

아 포틀랜드 대중교통 너무 좋은 건 한번 탈 때 2불인데 (아닌가 2.5불인가) 2시간 30분 동안 다른 걸로 환승 가능하다. 심지어! 애플페이 가능해서 카드 따로 안사도 됨. <-- 이게 진짜 개꿀인 게 다른 도시에 가면 카드를 사야되는데 옛날 공중전화카드 같은 게 막 3불, 딱딱한 카드는 5불 막 이렇게 말도 안되게 받아먹음. 

 

구름 좀 보세요 2

 

Portland Art Museum

 

구름 좀 보세요 3

 

한국실 새로운 전시를 보러 왔지

 

그런데 조금 실망... 

 

Jang Jin-ik, Fulfillment of Emptiness II, 2016. 

 

Love, over, rules

이거 브루클린 미술관에서도 봤던 거다. 

Love, rules

Lover, rules

여러 가지로 해석이 돼서 좋아

 

이맘때 친구가 열심히 결혼준비 할 때여서 나도 싱숭생숭해서 결혼하고 싶었을 때. 

 

점심시간 한참 넘겨서 미술관 근처에서 구글 별점 높은 곳으로 갔다. 

 

Plate 시켰는데, 한 입 먹고 이게 뭐야 싶었음. 그냥 무난하게 타코나 케사디아 시킬 걸. 멕시코식 빈대떡 같은 거였음. 

 

야외에 앉아서 먹으니까 기분은 좋았음

 

Rose Garden에 가려고.

포틀랜드는 도시가 크지 않기도 하지만 대중교통이 너무 잘되어있어서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는다. 

 

잇님들 제가 꽃 사진 얼마나 많이 찍었게요

 

필름 카메라 사고 싶었지만 못사고 필카 어플로 대체했기 때문에 그냥 써봄

 

 

 

 

사진 진짜 많이 찍었다. 나는 봉우리(?) blossom(?)이 큰 꽃을 좋아한다 장미처럼. 로즈 가든 도착한 직후에는 별로 흥미로워 보이지가 않아서 몇 장 찍고 그냥 가야겠다, 싶었는데. 웬 걸, 셀카도 여러장 찍고 꽃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사실 한시간 정도 밖에 안있었음). 사진도 사실 엄청 찍었음. 데이트 코스로 오면 좋을 것 같다. 

 

버스 타고 다시 다운타운으로. 

 

이 사진에 대해서 진짜 할 말 많다. 정말 충격 먹은 사건. 

휠체어 탄 승객(애초부터 한국, 특히 서울엔 존재할 수 없는)이 버스에 타려고 해서 기사가 슬로프를 펴려고 버스에서 내림. 이 장면은 20년도 더 전에 독일에서 버스 탔을 때 처음 봤고 그 뒤로 아무 데서도 못 봄.

더 놀라웠던 건 앞에 앉아있던 남자 두명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사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일어나서는 저 자리 의자들을 착착 접어줌. 1. 휠체어를 수용할 수 있게 의자가 접힌다는 것, 2. 승객이 자유의지로 기사를 도와서 장애인 승객을 도와줌. 3. 그런데 이 프로세스가 전혀 망설임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되었다는 것. 이 세가지를 본 나는 너무 충격 받았다. 이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저럴 수도 있구나. 

과연 서울에서도 저런 관용을 베풀어 줄 사람이 있을까? 빨리빨리 마인드, 손해 보지 않고 살겠다는 마인드가 나쁘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 우리 함께 사는 사회여야 하잖아.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라면 나라도 짜증 안 낼 수가 있을까? 뭐 여튼 여러 가지로 반성하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다. 

 

바이닐 샵

나는 턴테이블이 없고, 살 생각도 없었는데 HK언니 집에 가서 한번 틀어보고서는, 아 사람들이 왜 이걸 사려고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너무 간지나고 그것만의 바이브가 있어! 새 거는 너무 비쌌고, HK언니한테 줄 중고 엘피를 한 개 샀다. 류이치 사카모토. 

 

zeus cafe 

그냥 지나가다가 "제우스"라고 해서 찍음. 나 꽤 정프 같아요?

 

stumptown coffee roasters

 

인생 커피 

포틀랜드가 커피로 유명하긴한데, 그래도 포틀랜드에 가면 꼭 스텀타운 라떼를 드셔보세요. 스페셜(?) 라떼가 자주 바뀌는 것 같은데 마실 때마다 너무너무 좋았다. 

나는 커피를 막 엄청 즐기는 편은 아니다. 막 원두 구분하지는 않고, 하루에 한 잔이면 만족스럽고, 아메리카노보다 라떼를 좋아하고, 카페인에 약한 편이라서 6시 이후로는 마시지도 않음. 여튼 커피알못까진 아니지만, 잘알은 아닌뎅! 이런 내가! 막입이라서 다 맛있다! 이게 아니라 커피를 잘 모르는 나도 홀려버릴만큼 맛있다! 이거다. 거의 원샷. 

 

흑백 포토부스 in Ace Hotel

한국에 인생네컷 유행하기 전부터 이게 더 유명했었던 듯. 

 

첫판 망하고 한번 더 찍었는데 더 개같이 망함. 10불 날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즐파이 유진에도 있었는데 못 가봐서 슬퍼

 

술 기록 노트? 

 

Screen Door 

여기 추천이 많았어서 저녁 혼밥하러.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인기메뉴 고름. 만두 숲 같은 거였는데 이거 고르니까 옆자리 남자가 자기도 그거 먹었다면서 굿 초이스라고 ㅋㅋㅋㅋ 땡큐 ㅋㅋㅋㅋㅋ 맛있었다. 다음엔 다른 것 먹어보고 싶어. 

 

길 가다 뜬금없이 주운 2유로 동전

 

riverside를 걸어보고 싶어서 열심히 또 가로질러 감. 동선 완전 쉣이었는데 그래도 그게 여행이잖아?

근데 이번에도 도시를 관통해서 갔는데 길에 사람들 거의 없고, 흑인들, 걸어다니는 홈리스들, 아 이거 또 샌프란의 악몽이다 싶었음. 근데 막상 강변에 도착했더니 내가 생각했던 한강공원 느낌 전혀 없고 강물도 똥색이야.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차이나타운을 지나온 거라서 중국 정원 담 사이로 손 넣어서 찍어봄

 

Rose City 

 

숙소에서 옷 갈아입고 다시 나옴. 저 의젓한 댕댕이를 보라

 

트조에서 아침에 먹을 물이랑 과일이랑 에너지바

와 지금 보니까 엄청 싸다! (아닌가?)

 

23rd street에 있는 Salt & Straw 

포틀랜드 아이스크림 맛집. 물론 유진에도 있다(생긴 지 얼마 안됨). 그치만 포틀랜드에서 먹는 맛이 있잖아. 유진에서는 살 개많이 찔 것 같은 미국스러운 맛 먹었는데, 이번에는 좀 상큼한 marionberry coconut sherbet (이름 까먹어서 찾아봄ㅋㅋㅋㅋ) 완전 내 스타일. 

여기도 맛 보고 싶은만큼 맛보게 해주는데, 쫌스러운 배스킨라빈스 맛보기 스푼 아니고 ㄹㅇ 티스푼으로 푹푹 떠줌. 

 

밤 9시의 하늘, 노을이 너무 예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늘의 시간. 

어차피 첫차 타고 돌아올 거면서 왜 1박 했느냐고? 여름은 해가 길고, 서부는 해가 더 늦게 져서 이맘때 너무 좋았다. 유진에서는 해가 늦게 져도 돌아다닐 데가 없어서 못해봤지만, (괜히 곧 한국 갈 거면서) 한국에서 저녁에 돌아다니던 걸 포틀랜드에서라도 해보고 싶어서. 아주 성공적. 

 

다음날 아침 일찍

버스 타러 가자

 

포틀랜드 앙뇽 또 보자 포틀랜드야

 

 

이러고 유진 가니까 비 졸라 왔다. 짜증...